만화로 보는 3분 철학
카시오페아 출판
김재훈, 서정욱 지음
https://millie.page.link/G5wuW
이 책 예전에 전자책으로 2권까지 보고서 와~ 너무 재밌는데 다음 편 안 나오나? 하고 잊고 있었는데 나민애 교수님이 언급하신 영향으로 밀리의 서재 랭킹에 올라와있어서 재회했다.
그때 못 봤던 3권이 있어서 반가웠음. 더 오래전에 본 줄 알았는데 21년도 출간이었네. 보는 김에 1권부터 다시 봤는데도 역시나 쉽고 재치 있어서 호로록 읽었다.
솔직히 아무리 만화 형식이어도 챕터마다 읽는데 3분보단 배로 걸리지만 철학과 철학자에 대해 전혀 몰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고 봄
경자 씨가 독자들이 가질법한 의문을 틱틱 물어봐주니까 마음속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기분이라 좋았다.
철학 알못이냐고 물으면 수능 칠 때 윤사 선택했어서 그 정도 수준의 공부를 했긴 한데 시간이 너무 지나 많이 잊어버렸다.
윤사 하는 애들 많이들 생윤을 세트로 선택해서 쳤는데 나는 왜 동아시아사 선택했었더라…?
아무튼 윤리와 사상 교과서 없이 선생님이 편집해서 나눠준 교재?로 공부했었는데 수업 중에 졸면 기승전결 다 놓치고 내가 그린 지렁이와 키워드만 남아있는 교재를 보면서 이게 대체 무슨 소릴까 물음표만 엄청 띄웠더랬다.
그 사상가의 생각이 왜 이렇게 정립되었는지 스토리를 전혀 모르고 키워드만 보고 있으면 안 그래도 어려운 말이 더 이해 못 할 말이 되어버림ㅜㅜ
내 마음에 들고 공감이 되는 사상이면 금방 외워지고 이해되는데, 내 생각에 안 그런데? 이게 뭔 소리야? 하면 이제 납득 안됨/이해 안 감/대체 왜?? 하면서 머릿속에서 받아들이기를 거부함
그래서 공부할 때 교재 펴놓고 그때 덕질하던 분이 설명하고 있다고 뇌내로 더빙하면서 상상했었음. 시간은 느려도 확실히 설득이 되고 납득이 됨ㅋㅋ
철학도 취향이라는 거~ 책 읽다가 관심이 생긴 칸트, 사르트르 책 몇 권 망태기에 담아뒀다.
담아두기는 했는데… 너무 어려워 보여…
아무튼 1권은 서양 고대철학 / 2권 서양 중세, 근대철학 / 3권은 서양 현대철학 이렇게 다루고 있는데
근대~현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하고 난해해져서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렇구나~ 하면서 읽음.
다시 봐도 서양 철학과 사상가를 간략하면서 흥미롭게 설명해 주는 입문서라고 생각해서 동양철학판이나 미학버전도 나왔으면 좋겠다.
김재훈 작가의 <올림포스 연대기>도 밀리에 있던데 이것도 재밌을 것 같음
중세를 벗어나서도 ‘신’을 얘기하는 게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었는데 지금도 서양은 기독교적 세계관이 일상이라고 해야 할까 그냥 공기처럼 사회, 문화에 깔려있는 거라 동양에서 나고 자란 사람에게는 서양인의 사고방식이 이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함. 굳이 철학적 사고가 아니더라도!
나 자신과 나의 인생을 건성으로 대하며 흘려보내지 않고 더 진지하게 성찰하고, 궁금증을 풀려고 애쓰다 보면 그런 생각과 마음들이 모여 나의 존재론이 되겠지?
그리고 내 일과 내가 가진 것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서 그 속에 담긴 가치를 찾아내려고 노력할 때, 나의 인식은 더 확장되고 풍부해질 거야.
더 나아가 타인들과의 관계를 살피면서 무엇이 올바른지를 곰곰이 따지고, 돌이켜 스스로를 향해 반성의 잣대를 세우다 보면 제법 반듯한 나의 윤리학도 갖춰지지 않을까?
이처럼 애정이 있는 것들을 더 붙들고 씨름할 테고, 때론 궁금해서 못 견디겠으니까 더 집요하게 파고들 테고,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할 테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모든 것들을 방관하지 않는 애착. 그게 철학의 출발이자 철학 자체인 것 같아.
에필로그 부분 보고 마음이 울려서 철학 관련 책 더 읽고싶어짐…
자녀에게 읽히는 게 유행인 것 같은데 솔직히 내가 초등~중학생 때 이 책 봤다면 반도 이해 못 했을 것 같음😵💫
당장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모르겠지만 그냥 재미가 있으니까 철학이라는 것에 관심이 손톱만큼 생겼다면 읽어보길 추천!
여담으로 밀리에서 ‘만화로 보는~’ ‘그림으로 보는~’ 이런 다양한 분야의 입문서 (입문 만화책?) 찍먹 하는 거 좋아해서 여러 개 망태기에 담아놓기도 했고 구경도 많이 하는데 최근에 이만배(이걸? 만화로 배워?)라고 여러 주제를 다루는 웹툰들을 들여온 게 눈에 띔. 웹툰 스타일이 내 취향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주제가 있으면 읽어볼 듯. 무료로 되어있는 거 보니 구독 안 해도 읽을 수 있는 것 같은데 밀리 신규유입을 늘리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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